여가의 정의와 어원에 대한 논의
여가라는 말은 어떻게 만들어져 내려오고 있을까?
여가의 정의에 대한 논의는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1. 첫 번째, 어원으로부터의 접근, 여가
여가의 어원을 살펴보면 그리스어인 'schole', 'scola'와 라틴어의 'licere'에서부터 유래되었다. 'scole' 스콜래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여가, 학술토론이 열리는 장이라는 의미로서 여가가 교육과 가깝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다시 말해 강제력 없이 스스로의 교양을 높이려는 진지하고 적극적인 지적이고, 문화적인 활동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licere'는 라틴어로 허락되다(to be permitted), 자유스러워지다'라는 의미이며, 이는 구속과 직업, 고용으로 부터의 자유로움으로 해석된다.
순수한 우리말의 경우 여가는 '겨를', '틈', '사이', '짬' 등을 의미하며, 어떠한 일을 하고 남는 자유의 시간, 일(work)과 일 사이의 한가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영어로 여가는 'leisure'라고 사용하며, 우리 한국어에서도 여가를 외래어 그대도 사용하여 '레저'라고 사용하기도 한다.
어찌 되던 여가/레저는 일이나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시간, 또는 그 시간을 이용하여 쉬거나 노는 일이란 의미로 해석되며 여가활동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어원으로 살펴본 여가의 정의는 단순히 남는 시간, 혹은 쉬는 시간의 개념이 아니라 학습, 자유, 예술 등을 포괄하는 매우 폭넓은 의미를 가진 용어인 것이다.
2. 두 번째, 시간적 측면에서의 여가
여가란 일하고 남은 시간에서 취침, 식사시간 등과 같은 생리적 필수 시간을 제외한 자유시간을 의미한다. 여가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으로 정의할 수 있으며, 노동의 시간을 제외한 시간으로 하루 24시간 중 학업이나 식사, 생업, 수면 등과 같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활동을 제외한 남는 시간을 의미한다.
한국인들은 남는 시간, 즉 여가시간에 어떠한 여가활동을 하는지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2016년부터 최근 3개년(2017년 제외)의 자료를 보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여가활동으로는 휴식과 취미오락 활동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기본적인 생리적 필수 시간을 제외한 시간에서는 그냥 '쉰'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근무 시간이 길고, 워라벨(work and life valnace)을 유지하기에는 좀 아쉬운 근무조건에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 일 수 있다. 즉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부족해서' 여가에 참여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tv 보기, 핸드폰(웹서핑, sns 등)으로 시간을 보내는 등의 휴식과 취미오락 활동이 주 여가활동으로 꼽혔다. 한국인들의 주 여가활동은 주로 비활동적인 휴식형이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 함을 알 수 있다. 위에 제시한 자료는 2019년도 한국 현대인들의 여가활동 조사인데, 현재 코로나로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에서 이와 같은 비활동적 여가활동의 비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 세 번째, 사회적 측면에서의 여가
3-1. 사회경제적 차원
여가는 자유로운 여가시간의 소유과 그 사용은 상류층의 부의 표시 중의 하나이며 이를 사회계층의 상징으로 간주하였다(Kraus, 1984). 이 개념은 계급사회가 없어진 오늘날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로 인해 보상으로 주어지는 여가는 높은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갈구하는 기본적인 동기로 작용될 수 있다. 온라인 sns에 등장하는 여가활동을 보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초호화, 힐링 여행을 즐기며, 이를 통해 스스로의 부를 과시하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부러움을 받는다. 사회경제적 차원에서의 여가가 현재사회에도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사회계층, 계급이라는 계단이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부의 축적의 정도로 바뀌었을 뿐이다.
3-2. 사회계층의 상징
미국의 사회학자(Thorstein, 2017)도 여가를 사회계층의 상징으로 간주하였다. 여가를 소득이나 부를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과 구별되는 것으로 보았으며, 여가를 소유하고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상류계급의 상징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는 유럽 중세의 문예부흥기 및 산업사회의 맥락에서 노동계층으로부터 해방되어 여가를 즐기는 것 자체가 부의 증거이며, 이는 높은 사회계층으로의 이동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여가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적 도구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가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을 재발견, 재 집중과 변화하기 위한 자기 탐구의 시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4. 네 번째, 심리적 측면에서의 여가
여가는 순수한 체험 현상으로서 일하는 동안이나 그 외 생산 활동 중에도 일어날 수 있는 개인적인 경험의 심리인 본질로서 인식되기도 한다. 심리적 현상으로서의 여가는 자유시간과 여가가 동의어가 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여가를 특별한 태도로서 내적으로 동기 부여된 활동에 참여하면서 생기는 상태나 매우 바람직한 마음의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시간이 남는다고, 자유시간이 있다고 이를 여가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자유로운 상태를 여가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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