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한국에 방문하였다.
방한 일정 중 이방카 보좌관과 문재인 대통령 내외의 만찬 일정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되었다.
상춘재는 한국식 한옥 스타일로 설계되어 한국 문화에 맞게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실내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는 문화이지만, 미국은 신발을 신고 들어가는 문화이다.
여기서 문화의 충돌이 발생하게 된다.
김정숙 여사는 이방카 보좌관을 위해 비단 실내화를 준비하여 선물하였다.
김정숙 여사: "These are for you!"
이방카 보좌관: "Oh, Iove it, thank you!"
의전은 바로 이러한 사소한 배려에서 시작된다.
의전의 유래
외교 무대에서 의전은 꼭 필요하다.
의전을 뜻하는 'protocol'의 어원은 그리스어 'protokollen'이다.
맨 처음을 의미하는 'proto'와 붙인다의 의미의 'kollen'의 합성어이다.
처음에는 공증문서에 효력을 부여하기 위해 맨 앞장에 붙이는 용지를 의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외교문서의 양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현재 의전이라는 단어는 국가 관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형식이며, 기본적인 도리가 되었다.
에테켓 vs 의전
에티켓(etiquette)은 공공을 위한 안내판이란 의미이자,
고대 프랑스어 동사 estiquer(붙이다)에서 유래되었으며, 인간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지켜야 할 예절을 뜻한다.
반면, 의전(protocol)은 공식적인 교류나 행사에 적용되는 기준과 절차를 의미한다.
문화의 충돌과 수용의 경계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게 됐을 때, 해당 국가의 문화를 무조건 적으로 수용하여야 하는 걸까?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른다' 고 하니, 초대받는 사람이 양보해야 할까?
이렇게 문화의 충돌이 발생했을 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의전'이다.
이방카 보좌관이 상춘재에 들어갈 때 영부인께서 자수가 들어간 예쁜 슬리퍼를 선물하였던 것이 바로 ' 계획된 예술행위'인 의전이다. 즉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한국의 주거 문화'와, 신발을 신고 집에서 생활하는' 서양식 문화'가 충돌했을 때,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자국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널 위해 준비했어!'
이런 대접을 받으면 상대방의 기분 up + 자국의 문화 홍보 up = 의전 성공!
한국 스타일의 의전 vs 국제의전
의전은 크게 나누어, 한국 조직생활에서 하는 한국 스타일의 의전과 국제의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국제의전의 종류
국제의전은 국가 행사, 외교행사, 국가원수와 고위급 인사의 방문과 영접에서 행해지는 국제적인 예의를 의미한다.
방문 목적에 따라 국빈방문(state visit), 공식 방문(official visit), 실무방문(working visit)과 비공식 방문(non-official/private visit)으로 나눌 수 있다.
국제의전 규칙 5 R's
첫째,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Respect)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사고방식, 관습의 차이를 존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지 않는 문화의 나라의 손님에게 축배를 하며 술을 권하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을 무시하는 결례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상대국가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갔을 때 도 마찬가지다.
이슬람 문화권의 국가에서는 여성의 머리카락이 남성을 유혹할 수 있어서 히잡으로 머리를 가리는 문화가 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다고 해서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을 순 없다.
비 이슬람 국가의 외빈들이 이슬람 국가에 방문했을 때 상대측 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차원에서 히잡을 쓰는 경우가 있다. 이때 히잡을 쓰는 장소와 기간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다. 사원에 가서만 히잡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고, 일정 동안 계속 쓰기도 한다.
태국과 같은 동남아시아 여행할 때 사원에 들어가려면 여성분들은 다리가 나오면 안 된다고 긴~치마 나누어 주고 입으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모든 여성들이 긴치마로 맨 살을 가리고 들어가게 된다. 물론 안 입으면 출입이 안 되는 것 도 있지만^^:
상대방 국가에 대한 존중과 배려인 것이죠.
어쨋튼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국가에 가게 된다면,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해 주는 것이 서로에 대한 예의이며,
국빈 급 등의 인사들의 방한 일정 또는 해외 순방 일정 때 외교에서 행해지는 존중은 '의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상호주의(Reciprocity)
상대방에게 배려를 받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해주어야 한다.
상호주의는 상호 배려의 다른 측면이기도 하다. 즉, 상대에게 대접을 받았다면 나도 접객 환대(local hospitality)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외국인 친구를 만나러 그 나라에 놀러 갔을 때, 친구가 픽업부터, 관광, 숙소 제공 등 너무나도 완벽한 환대(local hospitality)를 보여줬다면, 여러분도 그 친구가 한국에 왔을 때 그에 걸맞은 서비스를 해주고 싶을 것이다.
의전은 이렇게 받은 대로 돌려주는 give & take 다. 마찬가지로, 국빈이 아닌 한국 측 대표가 외국에 방문했을 때 정상급 또는 그에 준하는 예우를 받았다면, 해당 국가의 대표가 한국에 왔을 때 도 이에 준하는 예우를 해주어야 하며, 외교관계에서는 이런 의전이 정말 중요하다.
셋째, 문화의 반영(Reflecting Culture)
의전의 국제적인 표준은 서양식 관행에서 비롯되었지만 의전을 기획할 때에는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관습을 반영해서 준비해야 한다. 즉, 의전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이 배어 있어야 하며, 특정 시대와 지역의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
외빈이 한국에 초청받았을 때 식사하는 장소, 음식, 선물 혹은 의상을 보면 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배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에 유명한 먹자골목에 음식이 맛있다고 한들,, 한국의 IT 가 발전돼서 삼성 핸드폰이 좋다고 해도,,,
외빈들에게 이러한 것들을 권하거나 선물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의전에는 한국의 것이 배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의 국빈에게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이 '홍삼'이다(다자회담의 경우).
홍삼은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식품이기도 하고 아시아 문화권에서는 비교적 많이 알려진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반면 영미, 유럽권은 비교적 한국의 전통적 분위기가 많이 들어간 한국 스타일의 선물을 많이 하기도 한다.
넷째, 서열(Rank)
참석자의 서열을 지키는 것은 의전의 핵심이다.
정상급 외빈들의 의전 서열은 국가수반, 행정수반 순이다. 동급일 경우 재임기간 순서로 정하며, 여러 정상이 참석하는 경우에는 알파벳 순으로 서열을 정하기도 한다. 외교 무대에서 서열은 굉장히 민감하고, 중요한 사항이다.
서열을 무시하는 것은 국가나 조직에 대한 큰 실례이기 때문이다.
즉, 자리배치가 정말 중요하다.
여러 국가의 수장을 초청하여 사진 촬영, 회의장 배석, 연회장 배석, 이동경로에서의 자리배치를 보면
해당 국가에 대한 우호성이나 전략적 우선순위(?)를 알 수 있다.
국가 수장들이 이동할 때나 포토라인에 설 경우에는 다 사전에 기획된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예를 들어 "난 이 사람이랑 친하니까 여기 옆에 설까?" 이런 게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의 우호국은 어딜까? 반면, 해당 국가는 한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을까?
바로 의전 서열, 자리배치를 보면 대충~짐작할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당시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우호적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했을 때 중국 칭화대에서 중국어로 연설을 하였고,
그 외에도 중국에 대한 엄청난 사랑을 보여주며 어필하였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지, 박 대통령이 중국에 방문했을 때의 대우도 좋았다.
다섯 번째, 오른쪽(Right)
행사 주최자는 손님에게 오른쪽을 양보한다. 오른쪽은 상석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때도 초청된 국가의 정상에게 오른쪽을 양보하며, 여성과 함께 길을 걸을 때는 여성을 오른쪽에 도는 것이 신사의 매너(?)라고도 한다.
그러나 국기에 대해서는 주최 측이 손님에게 성석을 양보하지 않는다.
정상 간의 자리 양보는 예의지만, 국기는 한국 가의 영원성을 가진 상징물이므로 오른쪽을 양보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전을 기획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양국 간의 우호를 상징하기 위해 국기 배치를 겹쳐서 하기도 한다.
의전의 형식은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앞서 살펴본'국제의전 규칙 5Rs'는 변하지 않는 규칙과 같다.
의전을 기획하고 준비하기 위해서는 치밀함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번거로울 수 있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자 제일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외교 무대에서의 의전은 '국제회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다.
테이블 위에 꽃이 없다고 회의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화사한 꽃이 회의 테이블에 있다면 왠지 기분 좋고 훈훈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의전은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된 예술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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