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전(Protocol)'이란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된 예술행위
"행사가 성공해도, 의전을 망치면 망한 행사다" 라는 말이 있다.
의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극히 한국적(?) 마인드이기는 하지만, 사실이다.
행사의 VIP, 소위 말하는 높은 직책 등의 중요한 참가자들이 만족한 행사가 성공적인 행사라는 평을 받게 된다.
한국인의 '말하지 않아도 파악해주는 정(情)'의 DNA를 십분 발휘하여
참석자에게 즐거움과 편의를 제공해 주는 것이 '의전'이다.
그러나 일반적이고 대중적으로 설명하자면,
의전이란 상대방과 집단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의전은 행사, 이벤트 등과 같이 특별한 날에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에서 의전은 꼭 필요한 것이며, 과하지 않은 의전은 인간관계에서 '호감형' 인간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해 준다.
수행 의전
먼저 보행 시 의전 배치를 살펴보자.
수행 의전은 의전의 가장 기본이며,
공무 수행 시 상급자를 모시고 보행할 경우에도 적용되는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보행 시 안내자와 수행원은 귀빈을 중심으로 앞과 뒤에서 보좌한다.
수행원의 경우 귀빈과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하며,
귀빈이 15도 각도로 고개를 돌렸을 때 보일 수 있는 위치에 서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상급자, 또는 기관의 장을 모시고 함께 출장을 갔다고 가정해 보자.
대표단의 대표(Head of Delegation)와 나란히 걷지 않을 것이다. 길을 안내해 주는 안내원의 경우,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하기 때문에 앞에 서서 걸어가게 된다. 그러나 대표의 시야를 가려서는 안 되기 때문에 가는 방향을 기준으로 측면으로 비켜서서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수행원의 경우, 대표의 갑작스러운 질문(예: 저 안경 쓴 사람이 누구였지?) 또는 사소한 업무(연설문 준비 등)를 즉각적으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뒤에서 밀착 수행을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일렬로 뒤에 서는 것이 아니라, 대표가 눈빛을 살짝 보냈을 때 바로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따라가야 한다.
수행 의전 - 생활 의전
안내원과 수행원 등의 인력들이 많이 동행하는 것은 굉장히 조직문화가 수직적인 곳(예-정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많은 수행원이 붙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상급자와 하급자가 나란히 걸어가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가끔 위계질서 없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상급자와 하급자가 나란히 걸어가면 웃는 사진을 언론에서 보여준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엄청난 위계질서의 문화를 보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승강기 탑승
일반적으로 의전의 기본은 VIP의 동선을 최소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계단을 걷게 해서도 안되고...(^^;) 차량에서 내려서 너무 많이 걸어서도 안된다.
위에서 수행 의전 할 때의 배열을 그대로 가정해 보자.
먼저, 안내원이 승강기에 도착하여 지정된 승강기에 버튼을 누르고 문이 열리면 수행원, 대표 순으로 탑승한다.
이 경우에도 VIP가 급이 높은 경우에는 이미 승강기 앞에 대기 인력들이 대기하다가 엘리베이터를 잡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의전용 엘리베이터(엘리베이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행사 당일 VIP가 전용으로 쓸 수 있도록 막아 놓는 것)가 따로 있어서 안내원이 먼저 가서 문을 열어준다.
승강기의 상위 자리는 승강기를 바라보고 왼편의 안쪽(내부에서 보면 오른쪽)이다. 타고 내리는 순서는 수행원이 승강기의 버튼을 누르면 상급자가 가장 나중에 타고 내릴 때는 수행원이 승강기 안쪽에서 버튼을 누르며 상급자가 가장 먼저 내린다.
승강기 탑승 - 생활 의전
하아... 사실 뭐 이런 거까지 알아야 되나... 싶지만, 직장생활에서 상급자 또는 기관의 장과 의외로 엘리베이터를 많이 이용하게 된다. 이때 제일 먼저 타고, 제일 먼저 내리는 용감한 직장인을 없을 것이다. VIP가 대기하고 있다면 먼저 타는 것도 눈치 보여서 한 명이 먼저 타고 급하게 엘베를 누르고 있는 제스처를 취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상급자에게 '먼저 타세요'라는 제스처를 보인다.
마찬가지로 내릴 때도, 엘베가 만원이라 상급자의 앞을 막고 있는 경우에만 먼저 내리고, 다른 사람들은 상급자가 내린 후에 뒤따라서 내릴 것이다.
위계적인 문화가 아닌 조직에서는 먼저 내린 사람들은 먼저 가도 되나, 조직 문화가 조선시대에 준하는 조직에서는 먼저 내렸다고 해도, 썰물이 빠지듯 마법처럼 사람들이 비켜나고 상급자가 먼저 걸어가게 될 것이다.
차량 이동 시의 의전
차량 의전은 운전자에 따라서 달라진다.
운전기사가 있는 경우(택시 포함)의 승용차 좌석 배열은 상급자가 오른쪽에 앉게 되고 수행원이 보조석에 배석한다.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차량으로 이동할 때 운전자 옆의 보조석의 뒷자리가 상석이다. 이곳에 서열 1이 안게 되고, 왼쪽에 서열 2, 보조석에 서열 3이 앉는다.
의전급이 높은 사람의 차량은 서열 1, 2(대표, 대표의 배우자) 또는 수행원이 앉게 되고, 보조석에는 경호원이 앉는다.
마주 앉는 차량의 좌석 배열은 순방향(KTX처럼)이 상석, 역방향이 그다음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차량 의전 - 생활 의전
회사 사람들과 차로 이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직문화가 엄격하지 않다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는 '먼저 권하고,,' '예의상,,' 등의 말하지 않아도 해줘야 하는 문화가 아직 있어서 알아두면 좋은 정보다.
특히, 요즘 '꼰대'를 지양하는 문화를 조성은하고 있지만, 직장인이라면 여러분의 상사는 다 '꼰대' 세대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운전자가 상급자라면?
출장 갈 때 차량을 이용(관용차량, 회사 차 등)한다면 위에 설명한 좌석 배열로 이동하면 된다.
그러나 운전자가 상급자일 경우(대부분 자차 이용)는 어떻게 될까?
운전자가 서열 1이 될 경우, 옆의 보조석에 서열 2가 타게 된다. 뒷좌석은 어떻게 타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되는대로 타면 된다. 가끔 한국식 의전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서열 꼴찌), 자발적으로 가운데 좌석(그림의 4번 위치)에 타겠다고 할 것이다..(꼰대 조직생활에서 사는 방법을 아는 1인)
기차 탑승 시의 의전
기차에 탑승할 경우 창 측이 첫 번째 상석이며,
그 앞자리가 두 번째이고 첫 번째 상석의 옆자리가 세 번째, 그 앞에 자리가 마지막 자리이다.
좌석 배열이 세 좌석일 경우 창 측이 상석이며, 통로 쪽이 두 번째, 중앙에 위치한 자리가 마지막 자리이다.
기차 탑승 - 생활 의전
누구나,,, 피하고 싶은 자리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기차 탑승 후에 회의하자고 할지 모르니 의자가 돌아간다는 것은 말하지 않고,
SRT는 역방향이 없다고 말한 후 가급적 SRT를 이용한다. 또는 특실을 예약해서 편안하게 가시라고 한 후 일인석으로 모시는 방법도 있다(비행기 탑승처럼 과자랑 물도 제공된다). 좌석이 이미 매진이라고 말한 후 자리를 띄엄띄엄 앉는다...
매진이라 옆 좌석은 예약을 못 하여 뒤로 예약했으니, 언제든 필요한 거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위에서 언급한 수행 의전, 승강기, 차량, 기차 좌석배치에서의
의전 규칙보다 더 강력한 '규범'은 바로 상사의 마음이다.
의전은 규칙, 규정이 아니다. 즉 옳고 그름이 없다. 정답이 없다.라는 말을 하는 이유는...
의전이 관습에서 시작된 이유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결정권자의 스타일에 맞게 기획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의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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